문익점 민생 ‘민생은 뒷전’. 정치와 관련해 가장 흔히 등장하는 문구다. 언론에서 묘사하는 것만큼 그렇게 관심이 없는지는 몰라도 가끔 너무 정치적 논리에만 신경을 쏟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文益漸, 1329~1398)도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그가 원나라에 서장관으로 사신단 일행을 따라나섰을 때였다. 그 시기 원나라는 중대한 사건 하나를 일으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공민왕을 몰아내고 충선왕의 셋째 아들은 덕흥군을 고려왕으로 세우려는 거였다. (덕흥군은 당시 원에 있었다.) 원은 덕흥군에게 군사 1만을 책정하는가 하면, 사신단들도 도무 덕흥군에게 줄을 서도록 했다. 사신들로서는 난감했다. 차라리 몰랐으면 모르되 안 이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