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술 그들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보일 뿐 문자는 인류에게 너무도 익숙한 것이지만 이전 시대는 그렇지 못했다. 인쇄술이 발달하고 나서도 문자는 한동안 명백한 기억보다 불편하게 여겨졌고, 그 이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저물어가는 ‘기억(기억술)의 시대’에 대한 쓸쓸한 독백이 있었다. 빅토르 위고가 쓴 ‘노트르담의 곱추’(1831)에 나오는 내용이다. 한 학자가 인쇄된 책을 집어들고 성당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새로운 것이 옛것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새로운 것은 기억을 담은 책이었고 옛것은 기억술이었다. 고대로부터 이어진 기억술은 성당 같은 ‘공간’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기억술은 그리스의 서정시인 시모니데스(BC 550-468)였다. 키케로는 그의 기억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 능력을 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