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있는 이야기 102

대구 유통단지 전자상가

대구 유통단지 전자상가 우리 가게로 오세요 수성전자 대구 북구 유통단지로 25 전자상가 3동 116호 ☎ 053-604-1996 따뜻한 곳에서 푸근히 마음을 누일 수 있는 곳, 수성전자 수성전자는 커피 포트, 헤어 드라이기, 믹서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다. 그중에서도 전기 매트는 수성전자의 주력 상품으로 여름이 끝나고 9월부터 많은 사람들이 전기 매트를 찾는다. 1999년 12월, 이곳에 자리 잡은 수성전자는 어느덧 이곳의 터줏대감이 됐다. 수성전자 사장은 자신의 가게를 동네 휴게소 같은 가게라고 표현했다. 손님과 상인들이 오고 가며 잠시 커피 한 잔을 하며 이 야기를 나누는 그런 따뜻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공간의 운영자답게 수성전자 사장은 푸근한 마음으로 고객을 맞이한다. 가전제품..

가진자

가진자 규정대로 합시다 단, ‘나’는 예외 “걸지 마. 아니면...” 조선의 지역 양반들은 향약을 만들었다. 지역을 유학적 도덕으로 교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는 ‘중앙’ 세력에 대한 항거이기도 했다. 훈구 세력들은 모든 힘이 중앙에 집중되기를 원했고 재지 사족들은 자치적인 분위기를 추구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향약이었다. 이황이 만든 예안향입약조에는 다양한 규정들이 담겨 있었다. 구성원들이 모두 마음에 새기고 따라야 할 원칙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이 조은 오랫동안 향사당에 걸리지 못했다. 향사당에 약조문이 걸린 문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퇴계가 작성안 약조문에서 몇 구절이 빠져 있었다. - ‘많은 인호를 예속시켜놓고 관역에 응하지 않은자’와 ‘조부에 힘쓰지 않고 요역의 면제를 도모하는 자’..

가치

가치 마음의 고향 과잉의 시대다. 과잉은 쓸모 있는 것마저 쓸모없는 것으로 만드는 위력이 있다. 이 허탈한 굴레는 ‘터미네이터’처럼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고 광고를 활용해 자기 몸피를 불리는 자본이다. 우리는 자본의 굴레 아래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무언가를 생산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쓸모나 가치가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소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생산 활동은 인간에게 어떤 보람을 주기는 힘들다. 생산과 소비 모두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그래 그런지 사람들은 내 노동이나 돈의 구체적인 ‘쓸모’에 집착하는 듯하다. 그런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인기다. 대표적인 프로가 ‘삼시세끼’(TVN)이다. 이 프로에는 씨앗을 뿌려서 거둔 곡식과 채소로 음식을 필요로 하는..

기대하다

기대하다 알쏭달쏭, 그러니 큰 기대하지 말기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 썸 알쏭달쏭. 외교전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단어다. 주변국들을 볼 때마다 ‘우방인 듯 우방 아닌 우방 같은’ 느낌을 주는 나라들이 많다. 친구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들……. 100년 전쯤에는 더 헷갈렸던 듯하다. 국제정세를 오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과 관련국들 사이가 대표적이었다. 1909년 즈음, 민족운동가들은 국제사회에 연대해서 한국의 독립을 보장받는다는 정책을 펼쳤다. 그들은 일본이 서구의 열강과 전쟁을 벌일 것으로 봤다. 이른바 ‘미일전쟁설’이었다. 근거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일본인을 극심하게 배척하므로 전쟁설이 유..

진실

진실 사랑하는 내 딸 베로니카야! 인간이 가장 나중까지 간직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모든 걸 다 빼앗기고, 모든 일에 실패한 뒤에도 끝까지 남는 한 가지 소망. 힌트를 주는 이야기가 있다. 유니우스(Johannes Junius)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1614년에서 1628년까지 밤베르크의 시장으로 여러 번 재직했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마녀’ 혐의를 받았다. 1628년이었다. 그해 그는 갑자기 체포돼 심문을 받았다. 모진 고문이었다. 그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거짓 자백을 했고, 얼마 안 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죽기 직전 딸 베로니카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 속에는 이미 목숨을 구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현실 인식’과 함께 그의 마지막 소원과도 같은 간청이 담겨 있다. 그는 말했다. ‘이런 억울한 ..

한국음악

한국음악 그래도 한국 노래가 좋아! 한국인의 예능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근래의 일만은 아닌 듯하다. 무동도 그렇지만 말을 타고 재주를 부리는 마상재도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634년, 통신사가 도쿄에 머물 때였다. 막부가 마생재를 보고 싶어 했지만 업무가 많이 공연 날짜를 잡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장마가 계속됐다. 통신사는 하는 수없이 마생재 공연팀과 통역 몇을 남기고 도쿄를 떠났다.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일본인들의 청이 워낙 간절했던 까닭이었다. 마상재를 본 막부를 비롯한 고위직들은 후한 상을 내렸고, 일본에서 마상재를 흉내 내는 곡마사가 등장했다. 마상재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현상이었다. 일제강점기에도 일본인들은 조선의 예능에 매료되었다. 1930년대 조선에는 악극단 붐이..

태교

태교 낡은 태교 선녀가 사람이 되는 법은? 아이 셋을 낳아야 한다. - 선녀와 나무꾼 설화에 따르면. 아이 셋을 낳으면 구름 위를 걷던 마음이 땅으로 가라앉아 삶에 충실하게 된다는 뜻일 것이다.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낳으면 삶에 변화가 온다는 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삶과 세상을 보는 시각과 태도가 사뭇 달라진다. (1801)를 쓴 이사주당(李師朱堂, 1739 ~ 1821)은 출산과 육아가 여성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했던 듯하다. 그는 종래의 여성 중심의 태교를 가족으로 확장시켰다. 임신한 여성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까지 태교에 참여하도록 독려한 것이다. 이를테면, 임산부가 스스로를 삼가는 것은 물론 남편이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임산부에게 마음..

인구 소멸

인구 소멸 조선의 ‘인구소멸위기 지역’ ‘주민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니, 차라리 이웃 지역으로 행정구역을 편입시키는 게 나을 것.’ 인구소멸위기지역 이야기다. 단, 2022년 대한민국이 아니라 조선시대가 이야기의 배경이다. 16세기 지역에는 ‘민의 유망’, ‘민생의 곤궁’ 문제가 심각했다. 구체적인 기록이 남은 곳은 충청도 단양과 경상도 언양현이었다. 주민이 자꾸 사라졌다. 지역의 상황을 보고받은 사신(史臣)은 이렇게 예측했다. “한 고을의 폐단으로 전국을 추측한즉 그러하지 않은 곳이 없다.” 세금이 문제였다. 세금을 내기가 버거워 토지를 버리고 도망하는 것이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먹고살기 힘들어서였다. 이를 놓고 이황과 이이는 ‘교화에 앞서 민생 안정’을 주장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몇 가지로 ..

스티브잡스

스티브잡스 너는 누구냐? “당신은 프로그램 개발 못해. 엔지니어가 아니잖소. 하는 일이 정확히 뭐요.” “자넨... 독재자야.” “스티브 잡스 자네와 시각이 똑같은 사람은 없어.” “차고 안에서 미래를 창조했다”고 허풍치는 남자의 전기 영화 예고편에 나오는 대사다. 아무도 그를 몰랐다. 그가 무엇을 했는지, 혹은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우리는 아직도 그를 부를 때 아무런 수식 없이 이름만 부른다. ‘스티브 잡스.’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이다. 세계의 시스템이 바뀔 때, 혹은 인생이 감지하기 힘들 만큼 큰 변화가 찾아올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규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저런 질문을 던지고 또 저항하거나 굴종한다. 세계는 (앨빈 토플러에 따르면) 크게 수렵과 채집에서..

박문수

박문수 박문수가 ‘뜬’ 이유 얼마 전 정치인들이 택시를 타고 시민들을 만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카메라 없을 때라도 꾸준히 시민을 만나면 좋을 것이다.) 아무리 미디어 시대라고 하더라도 시민들에게 직접 목소리를 듣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미디어와 SNS가 활발하다고는 해도 입맛대로 거르고 ‘조작’하려는 시도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민심을 보는 훌륭한 ‘창’은 못 되는 것이다. 조선에도 여론을 정제 과정 없이 발굴하려는 제도가 있었다. 암행어사 제도였다. 암행어사는 출두하기 전까지는 그저 평범한 백성의 신분이었다. 때로 포졸의 위협에도 ‘어이쿠!’하면서 자리를 피해야 했다. “아니, 이놈이!” 하면서 신분을 밝혔다간 임무를 실패할 것이었으니까. 암행어사 하면 대개 박문수를 떠올린다. 그는 3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