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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표현하기

나를 표현하기 한국인 정약용 대륙적인 스케일, 자유분방한 감정 표현, 절제되고 세밀한 정서. 한 중 일의 성격을 비교할 때 흔히 동원되는 단어들이다. 이중에서 한중을 비교하자면, 그림을 그릴 때도 차이가 있었던 듯하다. 중국은 사물의 모습 그 자체에 집중하는 바람에 개성이 부족한 반면, 조선은 사물은 하나의 모티브일 뿐 붓놀림이 핵심이었다. ‘나’를 보다 확실하게 표현한 셈이었다. 이런 차이는 여러 부분에서 드러난다. 이를테면, 동양의 고전인 를 해석할 때도. ‘교언영색(巧言令色)’. 에 두 번 등장하는 구절이다. 이 구절을 놓고 주희(朱熹, 1130~1200)와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두 사람의 의견 차이가 흥미롭다. 주희는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한 사람 중 ..

대기업

대기업 오랑캐 기업 ‘덩치는 크다. 그러나 실속은 없다.’ ‘무엇이든 다 한다. 그러나 진짜 잘하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큰 덩치로 뭘 하려는 걸까? 많은 일들을 하겠지만 헤비급 기업 밑에서 일하는 ‘근육질’ 중소기업을 길들이는 일도 그 중의 하나다. - 생명을 질기게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전쟁터 같은 경제 환경에서 나른 괜찮은 전략인 듯하다. - ‘근육질’로 체질 개선을 하려는 노력이 아쉽긴 하지만. 국가의 흥망성쇠도 기업과 비슷하다. 명과 조선, 청의 관계가 그렇다. 일본이 조선을 치자 명은 조선으로 파병한다. 명과 조선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는다. 뜻밖의 ‘외부 세력’ 하나 때문에 두 대기업이 휘청거린 셈이었다. 이때를 노린 중소기업이 하나 있었다. 여진족이었..

세상살이

세상살이 이길 자리로 가라 삶은 전쟁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긍이 갈 때가 있다. 병법서를 읽어보면 특히 그렇다.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승리를 알 수 있는 요소로 다섯 가지가 있다. 싸워도 되는지 안 되는지 알면 이긴다. 병력의 운용을 알면 이긴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의지가 같으면 이긴다. 미리 준비한 자기 준비하지 못한 자와 붙으면 이긴다. 이 다섯 가지가 승리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모공편’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미리 준비한 자라는 대목이다. 상대를 파악하고 병력의 운영을 알고, 윗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 모두 준비에 속한다. 준비가 잘 되면 이기고, 반대가 되면 진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전투는 이미 끝난 것이다. 우리 삶과 어찌 이토록 닮았을까. 준비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