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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오카 사건

하나오카 사건 하나오카 이야기 ‘하나오카’. 훗카이도에서 남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아키타현에 속한 지역으로, 광산이 있었다. 광산은 태평양 전쟁이 말기로 치달으면서 훨씬 더 바빠졌다. 거기에는 세 부류의 노동자들이 있었다. 일본의 하급 노동자들, 징용 당해 온 조선인들, 그리고 중국군을 비롯한 포로들. 징용자 중 한명이었던 김일수 씨는 후일 (경상도에서) 일본으로 끌려올 때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일본군은 군용 차량을 마을 어귀에 세운 뒤 남자가 있는 집이면 마구 들어가 끌어냈다.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면서 수갑을 채웠다. 그래도 반항하면 총을 들이댔다. “우리 집에 쳐들어 온 건 새벽 2시경... 어머니가 울며 부탁하는데도 강제로 연행되었어요.” 그들은 수직 갱도로 내려가 작업을 했다...

기득권자

기득권자 후투 VS 투치, 20세기 가장 참혹한 전쟁 기득권. 한번 쥐면 놓기 싫다. 누군가 빼앗으려고 하면 목숨을 걸고 버틴다. 원래 없던 이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가진 이들에게는 죽었으면 죽었지 빼앗기기 싫은 무엇이다. 기득권 중의 최고 기득권은 혈통이 아닐까. 혈통은 성취되는 것도 아니고, 결코 사라지지도 않는다. ‘나의 혈통’이 어떤 기득권을 보장한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까. 1863년, 영국의 탐험가 존 해닝 스피크가 흥미진진한 가설을 발표했다. 아프리카 흑인 중에 백인의 피가 섞인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그가 보기에) 에디오피아에 살고 있는 흑인들이 유난히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론은 50여년 르완다에 불어 닥칠 핏빛 역사의 첫 단추를 꿰는 역할을 한..

변화

변화 그가 배를 먹지 않은 이유 ‘변화’. 이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코드 중의 하나다. “무조건 변화하라”고 주문하는 이들이 많다. 변화만 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것처럼.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옛사람들은 겉은 외물을 따라 변화했으나 속은 변하지 않았다.’ - , 외편, 지북유(知北遊) 허형(許衡)은 원 나라의 쿠빌라이에게 등용돼 높은 벼슬을 한 인물이었다. 그는 원칙을 지키고 아첨하지 않았기에 원 나라의 위징(魏徵)으로 불렸다. - 위징은 당태종이 자신의 잘잘못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했을 정도로 명신이었다. 허형은 젊은 시절 몽골군을 피해 피난을 간 적이 있었다. 가는 길에 배나무 밭이 있었다.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배를 따 먹었지만 그는 멀찍이 떨어져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