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단오제 유래
'端午'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
중국인들은 단오(端午)에 3일 동안 쉰다. 한국 덕분이다. 2005년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중국에서는 강력한 반발이 일어났다.
‘강릉단오가 중국단오를 훔쳐갔다.’
‘왜 남의 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시켰는가.’
한국에 자극을 받아 2008년에 단오절에 3일 동안 쉬도록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단오(端午)’라는 단어를 같이 쓰지만 강릉단오와 중국단오는 다르다. 중국단오는 자살한 사람을 기리는 날이다. 중국인들 진나라가 초나라의 도성인 영성을 빼앗은 데 격분해 강물에 뛰어든 굴원을 기리며 축제를 즐긴다. 자실 시도 직후 굴원을 구하러 급히 배를 노를 저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용선대회를 연다(중국단오의 영어 명칭은 Dragon boat festival이다). 물고기가 시신을 뜯지 않도록 대나무통에 넣어 던진 찹쌀도 단오에 먹는 절기 음식이 되었다.
한국단오는 즐기는 놀이도 다르고 시작점도 중국보다 오래다. 고대 부족국가인 동예의 ‘오월제’를 단오의 기원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端午’라는 글자다. 글자는 똑같지만 의미가 다르다. ‘한자’를 잘 아는 나라들 사이에 ‘端午’ 같은 글자가 얼마나 많을까. 오히려 그것이 정상인지도 모른다. 한자와 그 한자의 내용이 정확하게 일치하려면 한중일이 제주도 만한 섬에 다 들어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문자가 사람의 언어를 규정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언어가 문자 속에 투영된다. 한자를 쓰거나 잘 알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 얼마나 많은 ‘端午’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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