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있는 이야기

민주주의 가치

프로시안 2022. 2. 18. 22:11

민주주의 가치

 

 

민주주의가 살아남은 비결

 

 

 



정치판에서 중견과 신인이 맞붙으면 내세우는 장점이 제각각이다. 경험이 많은 축은 대부분 노련함과 경험을 내세우고 신진 세력은 아이디와 열정으로 맞붙는다. 뒤집어 말하면 중견은 미숙함을, 신진은 낡은 생각과 고루한 정책을 경계한다.



제3자의 입장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권력자의 막장짓’이다. 조금 미숙하거나 낡은 정책도 어느 정도 수정이 가능하다. 수습 불가능한 것은 절대 권력자의 대책 없는 막장짓이다. 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민주주의’가 탄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2,500여년 전 인도에서 민주주의와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바로 그 즈음인 기원전 508년에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는 이를 법제화했다. 권력자를 견제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럼에도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



언뜻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었다. 로마는 전제정을 막으려고 최고 권력자인 ‘집정관’을 두 명에게 맡겼다. 임기는 1년이었고, 두 사람이 한 달마다 주요 통치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216년 한니발 장군과 맞붙은 칸나이 전투에서는 두 집정권이 하루씩 번갈아 통치권을 행사했다. 두 사람의 전술적 견해가 달랐다. 한 명은 신중했고 한 명은 과감했다. 한니발은 적장의 성향이 맞춰 전술을 짰고, 로마군을 전멸시키다시피 했다. ‘민주주의’의 패배였다.


 


비상시에 전권을 위임받는 ‘독재관’을 임명해두는 제도가 있었으나, 일이 그렇게 되려고 그랬던지 칸나이 전투 직전에 로마 원로원이 독재관을 해임해버렸다. 그의 전술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민주주의’는 확실히 효율에 있어서는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13세기에서 18세기에 번성한 베네치아 공화국은 마치 게임처럼 복잡한 선거 시스템을 만들었다. 100명의 리더 중에서 무려 7차례의 선거를 걸쳐 최고 지도자를 뽑았다. 나폴레옹이 쳐들어오기 전까지 500년 이상 번영한 역사가 없었다면 이들은 너무 복잡하게 선거를 치르다가 망한 공화국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아직도 효율을 우선시하는 국가들은 독재 혹은 그 비슷한 상황에서도 별 불만 없이 살아간다. 어쩌면 그들은 ‘막장 짓’의 파괴력을 제대로 맛보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비효율보다 막장 짓이 훨씬 더 두렵다. 민주주의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이유가 아닐까.



참고>

톰 필립스, <인간의 흑역사>, 홍한결 옮김, 윌북, 2012년

'생각이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종대왕 업적  (0) 2022.02.21
내게 이런일이  (0) 2022.02.19
중국 경제성장률  (0) 2021.10.15
호구조사  (0) 2021.10.06
전통사회  (0) 202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