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회
서태후의 줄타기
‘의화단 운동(義和團運動). 청나라 말기 1899년 11월 2일부터 1901년 9월 7일까지 산둥 지방, 화베이 지역에서 의화단(義和團)이 일으킨 외세 배척 운동.’
이들은 중국 내 서양인들에 대해 무참히 살해하거나 서양 종교를 믿는 중국인들마저 배신자로 간주해 산 채로 땅에 묻기도 했다. 이들의 폭주는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었기에 청나라 조정마저도 애매한 태도를 취하게 했다.
“저들(의화단원)은 매우 충성스럽고 훌륭한 애국자들이다.”
“우리는 의화단을 돕지 않는다. 그리고 의화단이 외치는 것처럼 결코 서양을 적대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들(서양 각국 대사관)도 의화단 문제로 청나라에 대해 적대행위를 하지 마라.”
청나라의 입장에서는 의화단과 서구세력 모두 견제 세력이었다. 의화단은 언제 반역자들로 돌변할지 모를 일이었고, 서양 세력 역시 중국의 이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들이었다. 청나라 조정은 두 세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서구 세력이 기운 측면도 보인다. 적어도 서양 세력이 정권의 전복을 노리진 않을 테니까. ‘협상’이면 충분할 것이었다.
“8국 연합군이 오면 음식을 베풀고 선물을 대접하여 환영하라. 결코 그들을 적대하거나 해쳐서는 안 된다.”
서태후와 이홍장이 각 지역의 관아에 내린 지령이었다.
서구 세력이 의화단을 제압해나가자 민중들도 의화단보다 서구 세력을 더 두려워하게 되었다. 이들은 의화단 사람들이 마을로 숨어들면 잡아서 죽이거나 서구 세력에 넘겼다.
청나라 조정은 의화단과 서구 세력 모두를 이용하려 했다. 일반 백성의 입장에서는 무능한 조정과 폭력적인 혁명세력, 이를 저지하는 외세까지, 모두 ‘남’일 뿐이었다.
가장 훌륭한 상황은 건강한 정부와 안정된 사회, 그리고 외부 세력을 충분히 견제할 만큼의 국력과 외교력이 존재하는 상태일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