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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

공감능력 이별의 정한 ‘이별의 정한’, ‘여성의 절절한 감정’, ‘한’. 국문학자 양주동(1903~1977) 교수가 ‘가시리’를 설명하면서 가져온 단어들이었다. 이 해석에 따르면 ‘가시리’는 깊은 슬픔이 맴도는 노래다. 양 박사가 조명한 ‘한의 정서’는 이후 김소월과 서정주의 시를 해석하는데도 요긴하게 활용됐다. 1986년, 김대행 서울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다른 부분을 주목했다. ‘좌절’, ‘돌이킬 수 없음’ 등 한, 정한, 회한을 모두 포괄하는 한의 범주로 접근할 수 있으나 어떻게든 그런 감정을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소극적인 패배주의와 거리가 먼 정서라는 설명이었다. 고려속요는 민요에서 출발해 궁중 의례악으로 정착했다. ‘남녀상렬지사’의 괄호 안에 들어가는 속된 노래로만 보기는 힘들다...

예의란

확고한 확신 예의란 예의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 “예의 지켜라.” 예의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나온다. 위는 윤미향 의원과 관련해 송영길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서 던진 말이고, 아래는 최근 김민석 의원이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을 옹호하면서 했던 말이다. 이재명 역시 문 대통령과 관련해 “윤석열, 사람으로서 예의를 갖춰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2021년 7월26일). 혹자는 말한다. 인간사에 반드시 예의가 필요한 것이지만,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예의를 갖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분명 압도적 우위에 있는 존재이어야 가능하다. 이를테면, 왕이나 고관대작들 옆에서 호위하는 이들이 평범한 백성들에게 “예를 갖추시오.”하고 요구했다. 이들의 의식 속에는 도덕적 우위에 대한 확고한 확신과 신념이 있다. 이들은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