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46

가진자

가진자 규정대로 합시다 단, ‘나’는 예외 “걸지 마. 아니면...” 조선의 지역 양반들은 향약을 만들었다. 지역을 유학적 도덕으로 교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는 ‘중앙’ 세력에 대한 항거이기도 했다. 훈구 세력들은 모든 힘이 중앙에 집중되기를 원했고 재지 사족들은 자치적인 분위기를 추구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향약이었다. 이황이 만든 예안향입약조에는 다양한 규정들이 담겨 있었다. 구성원들이 모두 마음에 새기고 따라야 할 원칙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이 조은 오랫동안 향사당에 걸리지 못했다. 향사당에 약조문이 걸린 문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퇴계가 작성안 약조문에서 몇 구절이 빠져 있었다. - ‘많은 인호를 예속시켜놓고 관역에 응하지 않은자’와 ‘조부에 힘쓰지 않고 요역의 면제를 도모하는 자’..

가치

가치 마음의 고향 과잉의 시대다. 과잉은 쓸모 있는 것마저 쓸모없는 것으로 만드는 위력이 있다. 이 허탈한 굴레는 ‘터미네이터’처럼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고 광고를 활용해 자기 몸피를 불리는 자본이다. 우리는 자본의 굴레 아래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무언가를 생산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쓸모나 가치가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소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생산 활동은 인간에게 어떤 보람을 주기는 힘들다. 생산과 소비 모두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그래 그런지 사람들은 내 노동이나 돈의 구체적인 ‘쓸모’에 집착하는 듯하다. 그런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인기다. 대표적인 프로가 ‘삼시세끼’(TVN)이다. 이 프로에는 씨앗을 뿌려서 거둔 곡식과 채소로 음식을 필요로 하는..

기대하다

기대하다 알쏭달쏭, 그러니 큰 기대하지 말기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 썸 알쏭달쏭. 외교전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단어다. 주변국들을 볼 때마다 ‘우방인 듯 우방 아닌 우방 같은’ 느낌을 주는 나라들이 많다. 친구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들……. 100년 전쯤에는 더 헷갈렸던 듯하다. 국제정세를 오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과 관련국들 사이가 대표적이었다. 1909년 즈음, 민족운동가들은 국제사회에 연대해서 한국의 독립을 보장받는다는 정책을 펼쳤다. 그들은 일본이 서구의 열강과 전쟁을 벌일 것으로 봤다. 이른바 ‘미일전쟁설’이었다. 근거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일본인을 극심하게 배척하므로 전쟁설이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