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눈앞을 보지 못하면서 천리 밖을 보려는 것 같다’ “중국의 치란과 흥망은 어제 일처럼 밝은데, 동국(우리나라)의 일은 아득히 문자가 없던 시대의 일처럼 어둡다. 눈앞을 보지 못하면서 천리 밖을 보려는 것 같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이 나온 것이 1618년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조선 중기의 문신 권문해가 쓴 ‘대동운부군옥’은 1589년에 완성됐다. (프랑스에서 최초의 백과사전이 출산되기 170년 전의 일이었다.) 권문해는 퇴계 이황의 제자이자 류성룡, 김성일 등과 동문이었다. 결코 만만하게 볼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중국 송나라 음시부의 저작인 ‘운부군옥’의 체제를 가져와 책을 저술했다. 표제어 2만 성어에 인명 1700조목으로 정리해 20권 20책으로 압축,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