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이런일이 “내게 왜 이런 일이!” 그럴 땐 이렇게... 뭇 사람들의 칭송도, 권력자의 신뢰도, 한껏 자세를 낮춘 겸손과 검약도 소용없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셋 중 하나만 잡아도 인생이 평탄했을 테지만, 이 사람은 세 가지를 두루 갖추고도 결국 삶의 고비를 맞았다. 신흠(1566∼1628)의 이야기다. 명성으로 치면 이식, 이정구, 장유와 더불어 한문 4대가의 한 사람으로 꼽혔고, 선조가 승하할 때 영창대군의 보필을 부탁한 일곱 명의 신하에 속했고(유교칠신), 아들(신익성)이 선조의 딸 정숙옹주에 장가들 때도 나라에서 좁고 누추한 집을 수리해주려 했으나 “예를 행하기엔 충분하다”는 말로 이를 고사했다. 한 마디로 ‘흠’ 잡을 데를 찾기 힘든 행적과 인품이다. 그런 그에게도 고난의 시절이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