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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군

프로시안 2022. 3. 11. 23:41

프랑스 해군

 

 

 

 

 

 

 

프랑스의 바다



프랑스대혁명 시기 프랑스는 바다를 홀대했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나자 귀족 출신이었던 해군 장교들 대부분이 다른 나라로 도망갔다. 브레스트, 르아브르, 툴룽은 프랑스 왕국의 3대 항구였는데, 이중 툴롱이 1790년 행정 구역 개편에서 도의 수도로 남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3년 뒤 그 지위를 잃었다.)



선박 운항에도 ‘아마추어리즘’이 도입됐다. 이들은 기존의 위계를 혁파했다. 1790년 제정된 해군형법에 따르면, 병사로 이루어진 배심원단이 장교나 병사 모두를 심판했다. 사병 중에 유죄는 없었고, 장교 중에 무죄는 거의 없었다.


 


나폴레옹도 바다와 깊은 인연이 있다. 그의 전적은 바다에서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좋았다. 그는 1797년 말, 영국과 이집트, 인도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감행된 이탈리아 원정에서 승리했다. 원정의 목표는 1763년 파리조약이 체결되면서 잃어버린 동인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이후 불운이 시작됐다. 1798년 나폴레옹은 영국의 넬슨과 한판 붙었다. 나폴레옹의 군함은 17척, 넬슨의 함대는 15척이었다. 프랑스의 군함 4척이 파괴되고 9척이 끌려갔다. 프랑스의 패배였다. 이로써 바다에서 프랑스 혁명정부의 영향력은 사라졌다. 나폴레옹은 파리로 돌아와 해군 제독에게 함대를 재건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펙트가 하나 있다. 나폴레옹이 해군력에 대한 갈망은 컸으나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는 점이다. 증기선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최초의 인물로 기록된 로버트 풀턴(Robert Fulton , 1765년-1815년)이 센강에서 33미터의 증기선을 선보인 적이 있었다. 기계 장치의 무게 때문에 배가 가라앉자 성급한 나폴레옹은 그를 ‘사기꾼’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해 8월에 새로 만든 배는 정상적인 운항에 성공했으나, 프랑스의 푸대접에 신물이 났는지 그는 미국으로 가버렸다.



프랑스가 바다에서 먹은 결정적 한방은 트라팔가르 해전이었다. 1805년 10월, 프랑스 함대는 넬슨 제독의 함대로 맞닥트렸다. 스페인 함대도 프랑스 쪽에 붙었던 까닭에 수적으로는 프랑스가 우세했다. 그러나 영국 해군은 프랑스 배 중 2/3를 파괴시켰다. 프랑스는 4,400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영국은 넬슨을 포함에 450명이 죽거나 다쳤다.



(다음 해 나폴레옹은 영국에 보복하기로 결심하고 대륙봉쇄령을 내렸다. 영국과의 무역을 금지시킨 조치였다. 그는 유럽 해안 곳곳에 감시망을 구축해 영국 배가 다가오는지 감시했다. 이미 바다를 장악한 영국은 큰 곤란을 겪지 않았다. 그들은 1809년과 1810년에 프랑스가 장악하고 있던 앤틸리스제도와 마스카렌제도를 되찾았고 해당 지역과의 무역을 그대로 유지했다. 곡소리는 유럽에서 흘러나왔다. 필수품 가격이 폭등했다.

 



반면 트라팔가르 해전 이후 프랑스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 나폴레옹은 더 이상 바다에 접근할 방법을 잃었다. 필요한 자원이 프랑스로 들어올 길이 막혔고, 영국은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동료를 규합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가 입은 치명타가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사건은 트라팔가르 해전이 벌어지고 10년 뒤에 일어난 워털루 전투였다(1815년).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섬에 유배되었을 때 피에르 앙드레 드 쉬프랑(1729년-1788년)이라는 인물을 추억하면서 한탄했다.



“이 사람은 왜 나의 시대까지 살지 못했나? 나는 왜 그런 역량을 지닌 사람을 찾지 못했나?”

 



바다는 프랑스를 더 혹독하게 대했다. 1816년, 메뒤즈호가 모리타니 근해에서 가라앉았다. 당시 배를 지휘했던 인물은 한번도 항해해 보지 않았던 귀족이었다. 탑승자 152명 중 10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프랑스 해군의 몰락이었다.



1818년, 프랑스는 다시 한번 결정타를 날렸다. 프랑스 해군사관학교의 전신인 왕립해군학교를 설립햇는데, 바다에서 무려 100킬로미터도 넘게 떨어진 지역(앙굴렘)에 들어섰다.



참고>

자크 아탈리, <바다의 시간>, 전경훈 옮김, 책과함께, 2022년